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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풍가자친구 2023. 10. 29. 20:00

 

접시를 닦으며

 

· 강전섭

낭송 · 승현 유미숙

 

접시를 닦다가

문득 떠오르는 고향집

 

지금쯤 그곳에도

이 꽃 피고 있을까

 

부강역부터 시오리 길

안잠봉재 숨가쁘게 넘어

산모롱이 몇 구비 돌고돌면

삼태기 마냥 생긴 부레미 마을 보이지

 

동구 밖에서 백여 보쯤 걸으면

허리춤 높이 토담 길게 이어진

고샅길 끄트막 아담한 기와집 한 채

 

아들 발자국 소리 알아보고

젖은 손 행주치마에 쓱쓱 닦으며

한걸음에 달려 나와

함박꽃 같은 얼굴로 반기던

어머님 사시던 곳

 

안마당 들어가는 낡은 대문 곁엔

울 엄니 닮은 연분홍 접시꽃이

환히 웃고 있었지

 

까만 우체통 옆에 접시꽃 필 때면

무척이나 그리운 어머님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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