접시를 닦으며
시 · 강전섭
낭송 · 승현 유미숙
접시를 닦다가
문득 떠오르는 고향집
지금쯤 그곳에도
이 꽃 피고 있을까
부강역부터 시오리 길
안잠봉재 숨가쁘게 넘어
산모롱이 몇 구비 돌고돌면
삼태기 마냥 생긴 부레미 마을 보이지
동구 밖에서 백여 보쯤 걸으면
허리춤 높이 토담 길게 이어진
고샅길 끄트막 아담한 기와집 한 채
아들 발자국 소리 알아보고
젖은 손 행주치마에 쓱쓱 닦으며
한걸음에 달려 나와
함박꽃 같은 얼굴로 반기던
어머님 사시던 곳
안마당 들어가는 낡은 대문 곁엔
울 엄니 닮은 연분홍 접시꽃이
환히 웃고 있었지
까만 우체통 옆에 접시꽃 필 때면
무척이나 그리운 어머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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