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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낭송|화살 나무에는 화살이 있었다|한상현|좋은 시|좋은 글

소풍가자친구 2023. 10. 30. 10:00

 

화살 나무에는 화살이 있었다

 

· 한상현

낭송 · 승현 유미숙

 

너에게 가려고 시침과 초침을 떼어버렸다

 

너에게 가려고 기억을 묶고

가을도 묶었지만 내겐 늘 겨울이었다

 

너에게 쓰다만 미완성의 시 한 편이

미루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있다

 

큐피드는 심장에 사랑의 화살을 쏘았고

후예는 아홉 개의 화살로 아홉 개의 태양을 떨어뜨렸다지만

 

너의 차가운 침묵은 내 심장을 쏘고 또 쏘고 있다

 

봉인된 문을 열고 시간을 조율하고 있다

움츠렸던 마음의 몰락이 아니라 거짓과 기만이 몰락했던 것이다

 

너에게 짜릿한 해답이 될 수 있기를

그리움만 더해가는 가슴에 꾹꾹 새기고 있다

 

분침은 덜컥덜컥 네모 바퀴 자전거를 타고 있다

 

끝내 한 마디 말도 못 하고

등 뒤에서 쏟아지는 눈송이만 하나 둘 세고 있다

 

팽팽히 당겨진 시위에 영혼을 담고 있다

 

너에게 가려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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