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러한 날에
시 · 송명재
낭송 · 승현 유미숙
아물 하게 잊힌 모습
비속에 그려봅니다
임의 얼굴 가무가물
회색빛 먹물에 그리움만 적시었습니다
낙숫물 스며든 가슴에도
미련 하나 없는지요
마음마저 잊히어
혹여 올 수 없는 것인지
서풍에 찾아온
빗속 추억이 지낸 슬픔 깊었지만
북풍마저 위로할 듯
뺨을 어루만져 달래 주더니
속절도 없다는 듯 숨어 들었고
빗물에 씻겨간 기다림도
하찮듯이 세월을 따라갔습니다
그리움에 감긴 세월
북받치게 떠올려도
차라리 잊히면 좋겠습니다
마음은 빗속에서
둘 곳도 없었습니다
외로움은
빗결에 물결 흐르고
하늘까지 원망하여 빌어 보지만
하늘은 무정하여 허락도 않습니다
오늘도 그러한 날에 여름비 내리고
실가락 빗물에도 마음 젖어옵니다
이미 잊힌 내 임도 빗길 쫒아
추억만 주고 가니 이제는 마음도 멀어져만 갑니다
오랜된 날 기억도
그러한 날이었습니다
그리움만 밀려오는
어느 날 오후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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