병원 가는 길
시 · 지은희
낭송 · 승현 유미숙
이제 그만 닮으려 검사하러 간다
그녀가 좋아하는 음식 나도 좋아하니
오랜 시간 지나 목소리까지 닮아가네
나는 그녀의 또 다른 그녀
바람도 불고 은행알도 하나둘 떨어지는데
가슴이 멘다
언덕의 길 어떻게 다녔을까
수없이 찍혔을 그녀의 발자국
그녀가 걷던 길 나도 따라 걷는다
바쁘다는 이유로 무심히 지나친 시간들
잘 다녀오시라는 빈말 허공에 흩어지고
검사실 대기하는 시간도 그녀를 생각한다
다리가 불편한 그녀는
먼 길 어떤 마음으로 다녔을까
그녀 생각에 눈물 어린다
엄마의 아픈 그 시간과 지금 나의 이 시간이
전광판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번호들처럼
처서 지난 가을 오후, 바람이 시린 날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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