전화를 걸고 있는 중
시 · 나태주
낭송 · 승현 유미숙
바람 부는 날이면
전화를 걸고 싶다
하늘 맑고 구름 높이 뜬 날이면
더욱 전화를 걸고 싶다
전화 가운데서도 핸드폰으로
멀리, 멀리 있는 사람에게
오래, 오래 잊고 살던
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사람을 찾아내어
잘 있느냐고
잘 있었다고
잘 있으라고
잘 있을 것이라고
아마도 나는 오늘
바람이 되고 싶고
구름이 되고 싶은가보다
가볍고 가벼운 전화 음성이 되고 싶은가보다
나는 지금 자전거를 끌고
개울 길을 따라가면서
너에게 전화를
걸고 있는 중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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