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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 · 문인수
낭송 · 승현 유미숙
그래, 그것은 어느 순간 죽는 자의 몫이겠다.
그 누구도, 하느님도 따로 한 봉지 챙겨 온전히 갖지 못한 하루가 갔다.
꽃이 피거나 말거나, 시들거나 말거나 또 하루가 갔다.
한 삽 한 삽 퍼 던져 이제 막 무덤을 다 지은 흙처럼
새 길게 날아가 찍은 겨자씨만한 소실점, 서쪽을 찌르며 까무룩 묻혀버린 허공처럼
하루가 갔다. 그러고 보니 참 송곳 끝 같은 이 느낌, 또 어디
싹트는 미물같다. 눈에 안 보일 정도로 첨예하다.
저 어둠을 뚫고 또 어디
싹트는 미물이 있겠다.
-문인수, 식당의자, 2007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, 중앙북스(2007년 9월 22일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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