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을 물고기
시 · 김선규
낭송 · 승현 유미숙
지나간 삶의 잔상
부스러기를 모으고
앞으로 올 삶을 짊어지고
가을길을 걸어 올라
머리 깎은 무속인을 찾았다
숲속 허름한 슬레이트 지붕에
껍데기 종 하나 매어달고
가을을 버티던
저 물고기 한 마리는
찬바람의 몸부림에
물 없는 하늘을 벗어나려
쨍그랑 종소리만 낸다
가을바람의 고뇌가
풍경소리에 휘돌고
상념은 남아서
그가 써준 사주팔자는
헛된 종이 쪼가리로 찢겨
그 집 아궁이에 던져졌다
낙엽 밟고 내려오는 길엔
물에서 올라온
두 눈 부릅 뜬 물고기 눈동자만
머릿속에 남아
바스락 소리를 낸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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