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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낭송|거리에 갇히다|황규관|좋은글|좋은시

소풍가자친구 2024. 1. 15. 20:00

 

 

거리에 갇히다

 

· 황규관

낭송 · 승현 유미숙

 

거리에 갇혔다

 

물길과 산모롱이 돌아가는 오솔길과

뱃고동이 수평선을 향하던 뱃길과

새끼 뱀이 처음 나섰던 산길과

황조롱이가 맴돌던 하늘길이

사통팔달 시원하게 뻗은 이 거리에 갇혔다

 

 

아주 멀리 돌아온 내 길이

무릎으로 걸었던 울퉁불퉁한 어머니의 길이

혼란스레 파닥이는 아이들의 길이

자동차가 줄지어 선 이 거리에

어둠을 착취하는 불빛 가득한 이 거리에

사랑이 갇혔다

 

너구리가 달리던 들판이 갇혔다

 

어린 꿩의 눈에 담긴 먼 산이 갇혔다

 

모래무지가 내쫓기고 냇물이 갇혔다

 

수양버들이 베어지고 강물이 갇혔다

 

대지가,

 

생명이 갇혔다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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