하늘, 마음에 그리다
시 · 김정국
낭송 · 승현 유미숙
내 마음에 하늘 하나를 그렸는데
바람 한 조각이 실컷 놀다가 하얗게 떠나고
구름이 떼로 울다가 살랑거리며 달아났어.
난 너무 없어 보이는 하늘을 보다가
심심해서 파랗게 칠했다가 검게도 칠했다가
그것도 시들해서 붓을 하늘로 힘껏 던졌더니
아프다고 하늘이 질질 눈물을 흘리더라.
내 마음에 하늘 하나를 그렸는데
별들이 노을에 구멍 내고 얼굴을 쑥 내밀다가
너무 시커먼 하늘에 잔뜩 겁먹고 정말로 죽은 척했어.
난 비쩍 마른 하늘을 보다가 하도 불쌍해서
오래된 기억 한 줄기와 숙성이 너무 잘 된 기다림을
고급지게 잔뜩 먹였어
그랬더니 내 가슴이 퍽 깨어져
온 땅에 하염없이 눈물처럼 내리더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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