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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낭송|파도타기|정호승|좋은글|좋은시

소풍가자친구 2024. 2. 6. 20:00

 

 

파도타기

 

·정호승

낭송 · 유미숙

 

눈 내리는 겨울밤이 깊어갈수록

 

눈 맞으며 파도 위를 걸어서 간다

 

쓰러질수록 파도에 몸을 던지며

 

가라앉을수록 눈사람으로 솟아오르며

 

이 세상을 위하여 울고 있던 사람들이

 

또 이 세상 어디론가 끌려가는 겨울밤에

 

굳어버린 파도에 길을 내며 간다

 

먼 산길 짚신 가듯 바다에 누워

 

넘쳐버릴 파도에 푸성귀로 누워

 

서러울수록 봄눈을 기다리며 간다

 

다정큼나무숲 사이로 보이던 바다 밖으로

 

지난 가을 산국화도 몸을 던지고

 

칼을 들어 파도를 자를 자 저물었나니

 

단 한 번 인간에 다다르기 위해

 

살아갈수록 눈 내리는 파도를 탄다

 

괴로울수록 홀로 넘칠 파도를 탄다

 

어머니 손톱 같은 봄눈 오는 바다 위로

 

솟구쳤다 사라지는 우리들의 발

 

사라졌다 솟구치는 우리들의 생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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