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낭송 모음

송명재 시모음|시낭송 모음|시낭송|좋은글|좋은시

소풍가자친구 2023. 12. 8. 20:00

 

 

송명재 시모음

 

· 송명재

낭독 · 승현 유미숙

 

 

00:00 인생

01:27 그리운 벗

02:47 님이라면

04:36 아버지

06:13 초련

07:36 그러한 날에

10:03 기다리던

11:26 인연

12:50 은하수에도 눈물이

 

 

-인생

 

달려왔더니

아닌가 보네

실컷 달려왔는데

잘못 왔는가 보네

열심히 살고 저

뛰어왔더니

이젠 쉬어 가고 싶네

세상 놓지 못해

달려왔더니

~ 이젠 쉬어 갔으면

좋겠네 그려

어차피 인생 짧은 것

이래저래 쉬어 가면서

기뻤으면 좋겠네 그려

와서 보니 아직

얻은 건 아무것도

없다네 그려

 

 

-그리운 벗

 

오늘도 잘 견디었지

걱정하는 그 사랑

 

지켜주는 그 향기

바로 나의 벗이로다

 

그대가 하늘이오 바다이니라

이만큼 보고프면 하늘 만 큼이고

이 정도 그리우면 저 너머 수평선 끝 다은 바다이니라

 

내가 벗이 그리운 만큼 벗도 나를 보고 싶은지

알 순 없지만 순간 만큼은 내 벗의 머금은 그 정은 사무치더라

 

그대

내 아픔보다는

네 아픔은 덜 했으면 좋겠다

 

순간마다 다가오는

그 정은 그리움에 스며들더라

 

 

-님이라면

 

날 두고 가신 님아

가여운 님아

어느 바람결에 오실까

바람소리 기우려

잠못이루네

 

하물며 저녁 나절에 만개한

딱 한송이 무명화야

외로움 닮은 네가 싫은데

이 밤 몰래 찾아온

혹여 사무친 내 임이런지

 

긴 긴 밤이 모자라

밤새 우는 이슬비야

살포시 왔다 가는 너도

몰래 찾아온 내 임이런가

 

억수 같은 빗소리면

주룩주룩 님이 불러주던

자장가도 될 터인데

 

부슬부슬 기척없이

왔다가니

연화밭만 살짝 젖어

적적함에 잠 못 이루겠구나

 

지새는 찬밤

외롭고 외로워서

이제금 다시 찾는

샛서방*만 안으련다.

 

셋서방* : 수면제

 

 

-아버지

 

애들아

미안하단 말 밖에는

할 말이 아니 나오는구나

너희들 쌓인 한은

모두 나에게 주거라

 

나로 인한 가슴 앓이

모두 가져 가련다

나로 인한 죄업은

내가 이고 가련다

 

애들아 느들은

더 오래 살고 오너라

와서 보니 알겠다

아무래도 쓸쓸한 저승보단

이승이 났다더라

 

모시에 적삼 입고 보니

애닯프긴 하다마는

그래도 화장장 마지막은

나도 울고 가련다

 

아비 노릇 못하고

미안함만 두고 간다

미안하단 말 밖에는

더 할 말이 없구나

 

미안하다 애들아

 

 

-초련

 

꽃이 피면 뭐합니까

지고 말 것을요

갈 닢 속 애끓음만

감물되어 돛배 내립니다

 

인생도 저무니

가랑비도 서럽군요

꽃이 지고 입이 져도

가을 첫눈은 오겠지요

 

살짝이 눈 맞은

낙엽 모아

애타게 님을 본 듯

소식 담아 두겠습니다

 

인생 닮은 낙엽은

어디까지 갈까요

그 낙엽 따라가면

혹시 님을 볼 수 있을까요

 

 

-그러한 날에

 

아물 하게 잊힌 모습

비속에 그려봅니다

 

임의 얼굴 가무가물

회색빛 먹물에 그리움만 적시었습니다

 

낙숫물 스며든 가슴에도

미련 하나 없는지요

 

마음마저 잊히어

혹여 올 수 없는 것인지

 

서풍에 찾아온

빗속 추억이 지낸 슬픔 깊었지만

 

북풍마저 위로할 듯

뺨을 어루만져 달래 주더니

속절도 없다는 듯 숨어 들었고

 

빗물에 씻겨간 기다림도

하찮듯이 세월을 따라갔습니다

 

그리움에 감긴 세월

북받치게 떠올려도

차라리 잊히면 좋겠습니다

 

마음은 빗속에서

둘 곳도 없었습니다

 

외로움은

빗결에 물결 흐르고

하늘까지 원망하여 빌어 보지만

하늘은 무정하여 허락도 않습니다

 

오늘도 그러한 날에 여름비 내리고

실가락 빗물에도 마음 젖어옵니다

 

이미 잊힌 내 임도 빗길 쫒아

추억만 주고 가니 이제는 마음도 멀어져만 갑니다

 

오랜된 날 기억도

그러한 날이었습니다

 

그리움만 밀려오는

어느 날 오후에

 

 

-기다리던

 

인연이 왔습니다

찾지도 아니 했는데 내게로 왔습니다

 

그렇지만

너무 갑자기 온 건 아니었습니다

 

세월 속 그렇게

인연이 내게로 왔습니다

 

행여 찾지 아니한 것은 아니었지만

아마도 모르거니

백발을 못 채웠던 그 인연

전생에 그친 인연

다시하여

내 게로 왔습니다

 

그리워 목이 메듯

어차피 그 인연이면 좋겠습니다

 

 

-인연

 

인연으로 왔다가

이승 인연 다해 갔으면

좋은데 가시겠지

빌 곳은 하늘이지요

 

그 인연

다음 생에 만난다면은

혹여라도

기억이나 하실는지

 

혹여

흘릴 눈물

그 감당 어찌 하런지

 

헤어짐과 만남

하늘의 뜻이라 한다면

 

아름다운 이별

하늘의 이치라 한다면

 

하찮은 인연인들

어찌 소홀 하겠는고

 

좀 전에 길을 묻던 저 이도

눈물로 그리워했던

전생에 내 사랑은

아니었을까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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